휴지통

철저히 개인적인 리타게팅 마케팅에 대한 정의

김맥킨 2018. 4. 19. 17:06

리타게팅 마케팅에 대한 정의


"형. 제가 지금 리타겟팅 광고를 하고 있는데, ROAS(광고수익률)가 너무 낮아요. CPC도 높고 전환률도 낮고 이거를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차라리 다른 광고를 해도 성과가 잘 나올 수 있는 광고들이 많은데"


얼마 전 친한 후배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왔던 이야기다. 술 자리에서 뜬금 없이 광고 이야기라 술맛 버린다고 핀잔을 주면서 '성과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 굳이 할 이유는 없지' 라는 아주 무미건조한 답변을 던져내고 생각해보니 고민이 가득했던 그 후배에게 참으로 무책임하고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취기가 약간 오른채 비틀 비틀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리타겟마케팅이라는게 뭘까?"



│ 리타게팅, 리마케팅이 뭘까?


리타겟마케팅을 정의하면 도대체 뭘까? 리타게팅 광고에 있어서 대표격이라는 크리테오에서 찾아보니 이런 내용들을 찾을 수 있었다.


1. 리타게팅은 특정 브랜드와 상품에 관심있는 고객의 구매 확률을 높여준다.

2. 구매전환 가능성이 높은 타겟과의 접점을 이루게 해준다.

3.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효과적이다.

4. 광고비용 대비 높은 ROI를 실현할 수 있다.


음...과연 그럴까? 의문점이 남아서 GDN이 소개하는 리타게팅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봤다. 구글에서는 리타게팅이라는 표현보다는 리마케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1. 리마케팅은 웹사이트를 방문했거나 앱을 사용했던 사용자에게 광고를 개제한다.

2. 사용자가 구매하지 않고 웹사이트를 떠날 경우 리마케팅이 사용자의 다른 기기에 관련 광고를 게재하여 사용자에게 다시 도달할 수 있다.

3. 판매량 증대, 가입자 확대,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 광고 목표에 따라서 리마케팅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위 내용들을 읽어보니 둘 다 '웹사이트를 방문했던 고객에게 다시 광고를 노출시켜 전환 성과를 좋게 한다'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효과적'이라는 표현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위 내용들에 대해서 일부는 동의하지만 일부는 동의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서는 향후에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고...


우선 리타게팅, 리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살펴보자.


Retargeting, Remarketing


둘 다 "Re"라는 표현이 들어있다. 

타겟팅을 다시 한다. 마케팅을 다시 한다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는데 구글 번역기로 돌렸더니 리타게팅은 "목표재설정"으로, 리마케팅은 그냥 "리마케팅"으로 안내가 된다.


결국 우리가 타겟으로 했던 고객을 다시 한 번 타겟으로 삼는다, 우리의 고객에게 다시 마케팅을 한다라는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는데,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이탈된 고객을 다시 불러와 광고의 효율을 증가시키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제고하는 형태의 모든 마케팅이라고 정의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그런데 왜 리타게팅은 효과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일까?


구글과 크리테오의 말을 들어보면 리타게팅 광고는 당연히 효율이 높아야 한다. 심지어 크리테오는 높은 ROI를 실현할 수 있다고까지 말하면서 리타게팅 광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는데, 실상 광고를 진행해보면 그 효율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리타게팅을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들이 있었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리타게팅을 진행하게 되면 그냥 광고의 피로도만 가중시키는 격이 돼버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몇 가지 전제를 깔고 생각을 해야 한다. 


우리 웹사이트 혹은 랜딩페이지에 도달했다가 이탈한 사람은 결국 업종, 상품을 불문하고 세 부류다. 첫째는 우리 제품이나 브랜드가 맘에 들지 않았거나, 둘째는 우리 제품이나 브랜드를 구매(이용)했거나 셋째는 구매를 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제품이나 브랜드,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아 이탈한 고객이라면 계속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닐지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한다. 오히려 잦은 광고 도달로 인해 부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리타게팅에 대한 역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로는 우리 제품이나 브랜드를 이용(구매)한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해당 제품을 구매했으므로 다시 광고를 노출시켜봐야 구매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 물론 재구매로 유도하거나 다른 제품을 제안하여 크로스셀링을 하는 방법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실제로 그렇게 디테일하게 설정하여 광고를 운영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구매를 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의 경우라면야 리타게팅에 대한 효과가 높을 수 있다. 


이 세 부류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이런 이유로 말미암아 리타게팅의 효과는 낮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내게 질문을 던진 후배 역시도 위와 같은 고민 없이 광고를 세팅하고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낮다라고 느꼈을 것이다. 


우리 웹사이트에 방문했던 사람을 "이탈고객", "구매고객", "고민중인 고객(이걸 뭐라고 불러야 하나...)"으로 나눠서 생각해보지 않고 그냥 뭉뚱그려서 웹사이트에 방문했던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동일한 메시지를 보여준다면 결국 그 효과가 반감되는 것이라고 정리하면 좋겠다. 대부분의 리타게팅 광고 세팅을 할 때 이런 고객 세분화 작업 없이 세팅을 하다보니 효율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고, 결국 효과가 없는 광고로 치부해버리는 것이 실상인 것 같다. (심지어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 내가 생각하는 리타게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해 봤고, 나름대로의 결론을 얻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리타게팅에 대해 4단계의 유형으로 나눠서 정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1단계

기업의 온라인 거점에 도달하여 기업 브랜드 또는 상품에 대해서 인지를 했지만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안 또는 혜택을 제공함으로서 전환 고객으로 유도하는 형태의 마케팅


2단계

기업의 제품, 재화 또는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재구매를 독려하고 매니아가 될 수 있도록 고객을 유도하여 고객 가치를 높이고 유지 고객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형태의 마케팅


3단계

제품 또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고 잦은 도달빈도를 통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제고, 익숙함을 불러일으키는 형태의 마케팅


4단계

구매퍼널이 복잡하거나 비교, 대상군이 많아서 구매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이 많은 경우 해당 고객들이 다음 구매퍼널로 잘 이동할 수 있도록 각 퍼널에 대한 중간 통로를 만들어 주는 형태의 마케팅 


위와 같은 모든 형태의 마케팅을 리타게팅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단계 구분에 따라 전략이 구분되어야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 단계별로 리타게팅(혹은 리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KPI가 달라져야 하고 광고채널, 소재, 랜딩페이지가 각각 달라야 한다는 뜻이다.



리타게팅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 보다 더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고 나니 리타게팅에 대해서 보다 전문적이고 본격적인 탐구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친다.